버스기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1종대형, 어떻게 취득해야 하나?

2020. 9. 15. 21:47서울시 마을버스/운행이야기

1종대형 및 특수면허 취득 가능한 서울 강남 운전면허시험장

 

어렸을 때부터 고속도로에서 만나게 되는 고속버스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장차 버스기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하지 못했지만, (버스 크기에 비해) 작디 작은 운전기사 아저씨가 큼지막한 차량에 승객을 싣고 달리는 모습은 어린 눈에 마치 히어로 같았다.

 

살다 보니 진짜 버스기사를 입문하게 될 줄은 몰랐다. 취준생 시절은 물론 경력직으로서 이직 고민할 때에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하던 일 범주에서 벗어날 리가 없었는데, 조금 더 먼 곳을 바라보니 버스 운전기사 만한 게 없다 싶었다.

 

서울시 준공영제 간선버스, 지선버스를 운행하는 서울시 소재 버스 운수회사 소속 기사들은 준공무원 수준의 처우가 보장되고 있으며 장거리 운행이 자신 있다면 금O고속와 같은 고속버스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승무원이 되면 연봉 6천만원도 꿈은 아니다. (어느 정도 수준의 연봉 달성을 위해선 장기근속도 조건이라는 점도 잊지 말자)

 

 

1. 면허 취득

이러한 버스기사로서 살아가기 위한 첫 걸음은 당연히 '면허'다. 자동차운전면허는 대개 성인이 되자마자 1종보통 급의 운전면허를 자연스레 취득하게 되는데, 16인승 이상 35인승 이하 중형승합을 비롯한 36인승 이상의 대형승합 즉, 어지간한 버스 운행을 위해서는 '1종대형'면허가 필요하다.

 

 

만만할 것 같지만 실제로 상당히 어렵다. 포터 같은 수동 차 좀 몰아봤다고 우습게 여기다간 굴절 탈락이라도 하면 인생 101번째 쪽을 당하기 십상.

1종보통과 유사한 기능시험장 코스를 대형차량에 특화된 폭으로 구성된 기능시험장을 완주하는 것이 대략의 설명이다. 수동 미션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면 출발하자마자 경사로 일시정지 후 출발에서 감점 먹고 시작한다.

 

특히 굴절코스나 코스와 코스 간 이동 시의 후륜이 황색 실선을 밟거나 연석을 타게 되면 감점 또는 실격으로 이어지니 대형 차량에 대한 길이와 폭의 공간감을 익히지 않으면 공식을 알아도 쉽지 않다.

 

또 하나, 기존 차량들이 유압식 브레이크인데 반해 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은 에어 컴프레셔의 공기압를 이용한 공기식 브레이크이기 때문에 페달을 밟는 깊이나 힘의 크기가 조금만 가해져도 콱 제동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매우 낯설다. 시험장에서야 서야 할 때 콱 밟아서 서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추후 운전기사로서 버스 운행 시에 브레이크부터 적응해야 할 정도로 기존 차량들과 가장 다른 점이니 꼭 숙지 할 것.

 

주요 자동차 운전면허 중 난이도를 순서대로 꼽자면 1종대형 >> 구난차 >> 대형견인 >> 소형견인 >>>>> 1, 2종보통 순으로 할 수 있겠다.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니 각자의 재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 도로교통공단 공식 1종대형 기능시험 영상 보기 🔽

https://youtu.be/8kkdmINXAQg

 

 

2. 학원 vs. 면허시험장

면허 취득을 앞둔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일 텐데, 너무 명확한 일장일단이어서 딱 답을 내려줄 순 없다. 자신의 실력과 시간적 여유, 경제사정 등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을 권한다.

 

A. 면허시험장 다이렉트 응시 경우

장점: 자동차운전전문학원 등록 비용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취득할 수 있다. 자신이 몇 수만에 취득하느냐가 관건. 취득 시간도 능력에 따라 빠르면 첫 응시 당일, 시간이 많다면 여러 번 재 응시해서 1~2주 내에 취득도 가능할 수 있다. 다만 재능이 없는 사람은 10수를 해도 늘 떨어지는 분이 있다.

 

단점: 전문가 교육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상태로 삽집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시청각교육(유튜브 등)이나 인터넷 카페 같은 곳에서 자칭 고수라 하는 분들의 '공식' 같은 것을 숙지한 후에 취득하기 때문에 그것이 정석인지 아닌지 분별을 하질 못한다. 가장 큰 단점은 (자신의 실력은 무시한 채) 연거푸 실격할수록 자신감도 떨어지고 이런 것도 합격 못하는 자신이 너무 하찮게 느껴져서 진짜 멘탈이 바사삭 부셔진다. 

 

 

youtu.be/bHE3XzI1NGI

위 영상은 필자가 1종대형 면허 응시 당시 참고했던 것인데, 비록 실격 영상이나 '이렇게 하면 떨어지는구나' 잘 이해할 수 있는 교보재였다. 회전 반경이나 앞 뒤 바퀴의 위치 등을 주시하며 꼭 봐두길!

 

 

B. 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취득할 경우

장점: (그래도!) 교육 전문가의 가르침을 통해 대형 차량 운행 팁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정식 루트를 밟아가며 숙련된다는 점. 합격률 달성을 위해 공식 위주로 가르치는 곳이 대다수이나 부담 없이 기능시험연습장 내에서 여러 차례 운행을 해보며 면허 취득도 하고 추후 실전 투입 시에 면허시험장에서 덜컥 취득한 분들 보다 숙련도나 자신감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단점: 비용이 만만치는 않다. 60만원 내외 혹은 더 저렴한 곳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직접 면허 응시하는 비용의 수십 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용 보다 시간을 아끼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이유 되겠다.

 

 

 

 

 

3. 1종대형 응시료 & 합격 요건

  • 준비물- 온라인 접수 또는 현장 예약 접수 후 시험 당일 응시원서, 신분증 지참
  • 합격기준- 80점 이상
  • 수수료- 20,000원 (2020년부터 인상되었다)
  • 시험 코스
    • - 출발코스, 굴절코스, 곡선코스, 방향전환코스, 평행주차코스, 기어변속코스, 교통신호가 있는 십자형 교차로코스, 횡단보도코스, 철길건널목코스, 경사로코스, 종료코스

 

  • 실격기준
    • - 특별한 사유 없이 출발선에서 30초 이내 출발하지 못한 때
    • - 경사로코스·굴절코스·방향전환코스·기어변속코스(자동변속기장치 자동차의 경우는 제외) 및 평행주차코스를 어느 하나라도 이행하지 아니한 때
    • - 특별한 사유 없이 교차로 내에서 30초 이상 정차한 때
    • - 안전사고를 일으키거나 단 1회라도 차로를 벗어난 때
    • - 경사로 정지 구간 이행 후 30초를 초과하여 통과하지 못한 때 또는 경사로 정지 구간에서 후진하여 앞 범퍼가 경사로 사면을 벗어난 때

 

  • 응시자격
    • - 19세 이상으로 제1∙2종 보통면허 취득 후 1년 이상인자

 

  • 불합격 후 재 응시
    • - 기능시험 불합격자는(운전전문학원 검정 불합격 포함) 불합격 일로부터 3일 경과 후에 재 응시 가능
    • 예) 1일(월요일)에 불합격하였을 경우, 4일(목요일)부터 재 응시 가능

 

 

4. 면허 취득이 끝이 아님

1종대형 면허를 취득한 것을 축하드린다. 마을버스를 비롯한 노선버스 승무원(기사)이 되고자 한다면 자동차 운전면허 외의 아래의 것들이 필요한데, 하나 하나 짚어 보자.

 

A. 버스 운수 종사자 교육(신규) - 운수회사에 입사해 노선버스를 운행하려면 '서울특별시교통연수원'에서 진행하는 필수교육을 이수하고 신규교육수료증을 받아야 한다. 2020년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사전 교육은 불가하게 되어 입사 후 상황이 나아졌을 때 교육받을 수 있도록 사후 교육을 허용하고 있다.

B. CNG(압축천연가스) 교육 이수증 - 서울시 노선버스들은 CNG를 연료로 하는 차량을 운행하기 때문에 취급 교육을 받고 이수증을 받아야 한다.

C. 운전정밀적성검사 -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검사로, 반응속도나 동체시력, 다른 차량 속도 예측 등 실제 운전에 필요한 신체 반응 등의 기능 시험이다.

D. 버스운전자격증 - 운전면허가 아닌 운전자격증도 필요하다. 교통 및 운수 관련 법규 등 4과목으로 이루어진 필기 시험이다. 시중에서 구하지 않더라도 아래 PDF 첨부파일만 숙지하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

 

1.교통운수관련_법규_및_교통사고_유형(18.2.1).pdf
1.32MB
2.자동차관리요령(18.2.1).pdf
1.28MB
3.안전운행요령(18.2.1).pdf
1.88MB
4.운송서비스(18.2.1).pdf
0.54MB

 

 

면허가 늘어나면 기분이 조크든요

 

2020년 현재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면허 취득도 예전처럼 수월하지 않다. 각 시도 면허시험장의 일정도 기존보다 상당히 축소 운영 중이어서 시험 응시 접수 단계부터 경쟁이 치열하여 좀 어렵다. 버스 운수회사들도 대중교통 밀집을 꺼리는 시민들의 경향(당연한 자기방역 조치이지만)으로 버스 운행을 감차(줄이는)하거나 기사를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어 당분간은 신규 채용이 드물 것 같다.

 

하지만 이 상황이 종료되는 대로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1종대형면허 및 CNG교육이수증, 버스운전자격증 등은 미리 구비해두자.

 

 

- 12호 기사님